2023.12.21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테토’…“촉각신호로 소통하며 행복하게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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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58회 작성일 23-12-2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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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작가인 차연서 씨는 시청각 장애견 테토를 입양해 행복하게 살고 있다. [사진=차연서 씨 제공]
미술 작가인 차연서(26) 씨의 반려견은 특별한 데가 있다. 앞을 보지 못할 뿐 아니라 듣지도 못하는 시청각 장애견이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은 테토(셔틀랜드 쉽독, 1~2살 추정, 수컷)에게 연서 씨가 외출 후 돌와왔음을 알려주는 법은 자고 있는 테토 옆에 가만히 앉아 기다려주기다. 테토는 냄새와 그림자로 인기척을 느끼곤 1분 내로 깨어난다.

연서 씨는 시청각 장애견인 테토를 처음 본 순간 속칭 ‘필이 꽃혀다’고 한다. 지난 10월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대표 임장춘) SNS에 올라온 입양 홍보 영상에서 테토를 보고는 바로 파주에 있는 한유복을 찾아가 입양했다. 오히려 만류하는 주위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 더 힘들었다고 한다.

“한유복 인스타그램 계정에 입양 홍보 영상에 테토의 영상으로 올라왔어요. 안 보이고 안 들려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 영상이 있었죠. 그래서 저도 테토를 알게 됐어요”

“입양을 결심하는 건 어렵지 않았어요. 오히려 주변에서 너무 걱정을 많이 해서, 그거 설득하는 게 힘들었죠. 강아지가 원래도 도시에서 혼자 못 살잖아요. 보호자의 케어 없이는 아무데도 못 가니까요. 어차피 도시에서 케어를 받으며 살아갈 것이라면 장애가 있든 없든 상관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테토는 보지도 든지도 못하는 장애견이다. 차연서 씨는 입양 홍보 영상을 보고 한국유기동물복지협회를 찾아 입양했다. 곤히 잠든 테토. [사진=차연서 씨 제공]
연서 씨와 테토가 소통하는 방법은 이른바 ‘촉감 신호’다. 테토가 보지도 듣지도 못하다 보니 서로 촉감으로 의사를 주고받는다. 서로 천생연분이었을까. 입양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둘은 찰떡 호흡이다.

“눈이 안 보이고 귀가 안 들리니까 소통하는 방법에 있어서 시각이랑 청각은 제외해야 했죠. 처음에는‘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정말 상상이 가지 않았죠. 테토를 알게 된 많은 사람은 ‘어떻게 저 아이랑 소통하지?’라고 궁금해할 것 같아요”

“저희는 촉각 신호를 만들어서 소통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앞가슴을 두 번 치면 ‘엎드려’, 팔꿈치를 두 번 치면 ‘손을 줘’ 이런 식이죠. 훈련 자체는 무리가 없었어요. 촉각으로 교감하기까지 빠르게 적응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일반 강아지들은 귀가 엄청 예민하고 말을 정말 기가 막히게 알아듣잖아요. 그런데 테토는 그게 안 되니까 ‘다르구나’하는 생각은 들어요”

“하네스를 착용하고 산책하는 훈련이랑, 배변 훈련, 간식 주기 전 ‘기다려’ 훈련 등을 계속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냥 모든 걸 너무 잘하는 거예요. 테토가 안 보이고 안 들려서 아무것도 못 하는 게 아니라 저랑 호흡을 맞추는 것이 문제였던 거죠”


산책 중인 테토. [사진=차연서 씨 제공]
시청각 장애견인 테토 입양 후 연서 씨의 생활은 180도 바뀌었다. 힘들었던 ‘수면장애’를 말끔히 고친 것도 테토 덕분이다.

“제가 수면장애가 되게 심했거든요. 테토가 오기 전 몇 달 동안은 너무 심해서 밤에 계속 잠을 못 자고 해가 중천이 돼서야 겨우 잠이 들곤 했어요. 테토가 온 이후로 밤에 핸드폰도 보지 않게 됐어요. 팔베개를 해줘야 테토가 잘 자거든요”

“제가 핸드폰을 하고 있으면 테토가 굉장히 불쾌하다는 얼굴로 구석으로 가서 삐진 채 자요. 그래서 테토가 침대에 오자마자 핸드폰 다 끄고 아이를 만져주다가 ‘자야지’ 하고는 둘이 붙어서 자요. 테토가 제 수면장애를 없애준 선생님이죠”

“수면 뿐만 아니라 제 생활 패턴도 테토가 교정해 줬어요. 매일 아침 산책을 안 나가면 제 얼굴을 밟아요. 얼굴을 전부 다 핥아준 다음에 그래도 안 일어나면 발로 얼굴을 밟죠. 테토가 저의 생활을 바꿔놓은 거죠”


테토를 만난 이후 차연서 씨는 수면장애를 극복했다고 한다. [사진=차연서 씨 제공]
미술 작가인 연서 씨는 테토 입양 이후 미래에 대한 설계를 어느 정도 수정할 생각이다. 유학 또는 장거리 출장 등을 테토 위주로 계획을 짜다 보니 보수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유학을 생각했던 게 있었어요. 또 제가 작가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장거리 출장을 되도록 가려고 하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웬만하면’ 하는 편이죠”

“얼마 전 테토와 비행기 타고 제주도를 다녀왔어요. 가까운 데는 충분히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국내선이나 가까운 아시아 국가로 비행기 타는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 그런 생각도 했죠”

“테토의 이야기를 접한 분들 중 감동하시는 분도 있고 안타까워하시는 분도 있어요. 하지만 테토는 너무 잘살고 있고, 모든 것이 잘되고 있는 아이이기 때문에 ‘용기 있는 존재’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테토와 함께 하는 시간 모두 너무 행복합니다. 진짜로요”


차연서 씨가 그린 테토의 초상화. [사진=차연서 씨 제공]
[김진강 기자 / 빠른 뉴스 정직한 언론 ⓒ뉴스펫]

출처 : 뉴스펫(http://www.newsp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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